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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두 번째의 연애가 막을 내렸다.
이것을 연애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첫 번째는 정말 기억에도 없을 만큼 짧은 시간에 서로 다른 마음으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최근에 시작했던 나의 두 번째 연애는,
정말 최악으로 끝이 났다.
나는 그가 참 좋았다.
만나기만 하면 너무 너무 즐거워서 정말 사람이 사람에게 이렇게 빠질 수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 만남의 횟수가 한 번, 두 번 늘어날 때마다 점점 더 그 사람에게 빠져들고 있음을 매번 실감했다.
30대가 되어 내가 세웠던 연애에 대해 복잡하고 까다롭고, 아주 견고했던 기준들을 거침없이 무너뜨린 사람.
한 순간에 마음에 들어와 그 이전의 내가 세웠던 상대방에게 바랐던 모든 조건들을 아무 소용이 없게끔 만들었던 사람이었다.
안정적인 직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그 사람을 만나고선 직업을 아직 구하지 못했으면 어때, 곧 취업할 수 있을거야.란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
요리의 요자도 싫어했던 내가
상대방을 위해서 요리를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했을만큼 그 사람이 참 좋았다.
상대방에게 빠진다는 기분이 이런건가.
다시금 20대의 열정이 타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연애도 지금은 끝이 났다.
괜찮을 줄 알았다.
좋아했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을 공유했던 것이 아닌만큼 비교적 잘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나의 오만이며 나의 착각이었다.
출근을 한 오늘,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옆에선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그 물음에 솔직하게 답을 할 수도 없었다.
나는 정말 오늘이 최악의 하루였는데 이런 마음을 감히 직장에서는 쏟아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결혼이란 정말 내 인생을 같이 하고 싶을만큼의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면 결혼을 굳이 거부하지 않겠다ㅡ 단지 좋은사람이라면 이라는 가장 어렵고 힘든 전제조건이 있긴 하지만ㅡ 그렇게 지내오는 요즘이었는데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고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것을 멈췄다.
그 판단을 멈추는 것은 멍청한 일이었을까.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아픈걸까.
야속하다.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가슴이 아프다. 나는 오늘도 역시 상처받았으니까.
사랑이 뭐길래, 나는 이토록 이 공간에 나의 사랑이야기를 잔뜩 적어두는걸까.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나누고 싶고, 공감받고 싶고.
그 사람 자체만으로 좋으면 모든 것이 다 괜찮은.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사람을 만날때 그 사람에 대해서 확인해 봐야할 것이 왜 이토록 많은건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대로, 겉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온전한 그 사람일 순 없는건지.
이번 연애는 정말 최악이었다. 최악 중에 가장 최악.
나는 너무나 그를 좋아했고, 그래서 많이 상처받았다.
그는 날 어떻게 생각했던걸까. 그가 했던 말 중에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지금에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구분할 수 없다.
나를 좋아한다고 했던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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