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6일 오전 12시 05분

내 마음의 이야기 2018. 5. 16. 00:35

늦은 밤, 늦은 시간에 이미 남들은 잠들 시간에서야 

오늘의 이 감정들을 글로써 남기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들어 나는 또 다시 책상에 앉았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었다.

이제는 의미가 퇴색되어 학교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보통의 날로 바뀌었지만

그렇게 넘어가고 싶지 않았던 나는

아이들에게 편지지를 인쇄하여 나누어주었다. 적어도 그 의미를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실천했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짧은 글로써 표현하는 연습들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게 조금이나마 먼저 삶을 살아온 선생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대 앞에 서서 화장을 하면서 막연히 눈물이 흘렀다.

 

그런데 눈물이 흐른 이유를 내가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어서, 눈물이 자꾸 고이는 내가 처연하고 안쓰러운 날이었다.

 

아침의 시작을 그렇게 해서 그런지 출근하는 길 내내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

 

며칠되었나보다.

 

최근에 굉장히 많이 듣는 노래가 두 곡 있는데

 

하나는 '매일의 말을 건다'이고 또 하나는 '손디아의 어른'이다. 두 곡밖에 안되는 이 노래를 돌림노래처럼 무한 반복하는 요즘, 사실 나는 너무나 울적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만큼 사랑해주는 기적같은 일은 참 어려운 것 같다.

 

다정다감한 사람이었으면 했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었으면 했다.

내 앞에서는 그래도 자존심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기를 원했다.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났고 사랑했다.

나는 사랑했고,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많은 대화를 하는 우리가 좋았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끊이지 않는 대화를 하는 우리가 좋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침묵으로 일관하는 오빠를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말을 하지 않는 오빠는 나를 정말 너무나 슬프게 한다.

그런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자꾸만 난다. 우는 날들이 많아진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

 

힘들다는걸 잘 알고 있다. 알고 있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나도 너무나 힘이 드는걸 어떡하지, 오빠...

 

힘들어도 힘들다고 내색하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 쌓여만 간다.

위로받고 싶은 하루여도 힘들다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섭섭함이 마음 속에 아직도 많이 남았나보다.

 

이번에는 결코 먼저 말을 건네지 않겠다 다짐했었다. 오빠도 똑같이 어떤 기분인지 알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다시 말을 건넸다. 일요일 밤엔 오빠한테 불같이 화를 냈다.

 

오늘에서야 오빠를 만나면서 내가 받은 상처가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시 한 번 똑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반복된다면 더이상 오빠와의 만남을 할 수 없으리란 생각을 했다.

내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냐고 묻는 오빠의 말이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나를 계속해서 만나고 있는 오빠에게 반문하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왜 나를 지금까지 만났냐고.

 

억지로 불렀다. 늦은 밤,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 화를 어찌할 수 없을 때 오빠를 오게 했다.

계속해서 갈등을 미루기만 하는 오빠가 미웠다. 나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이렇게 서운함을 표현해도 계속 모른척만 하는 오빠가 너무나 미웠다. 내가 잠깐 얼굴좀 보고 가라고 이야기하기 전까지 먼저 만나자고 이야기하지 않는 오빠가 지금도 너무 밉다.

 

오빠는 우리의 가치관이 너무 다른 것 같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날 모든 말 모든 것들이 내게는 충격이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 그런 말을 들을 수록, 지금 이토록 멈출 수 없는 울음이 오빠앞에서는 단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바보같이.

 

가슴이 정말 아프다.

 

기약없는 다음 약속을 기다리는 내가 아프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오빠가 여전히 야속하고,

그 이후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꺼내지 않는 오빠는 내 편이 아닌 것만 같다.

 

죽을 것 같이 사랑해도 헤어지는 사람들 속에

 

적당히 사랑하는 것 같은 오빠의 모습에 나는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머지 않아 이별을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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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을 꿈꾸다